
세종대로의 강/정동윤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흐르는 강을
세종대로의 강이라 불러본다
어떤 흐름에서는
강물이 붉게 물들고
어느 지점에서는
노란 물결이 반짝이고
또 한 교차지에서는
파란 물이 흐르기도 한다
저주의 악담이
들려오는 여울목에선
내 친구의 모습이
물빛에 출렁이기도 하고
또 다른 분노가
휘청이는 물결 소리엔
다른 이웃의 얼굴이
물 위를 스치고 지나간다
주말마다
격랑으로 흐르면서
물결과 물결이 부딪히고
친구와 이웃이 눈 흘기는
넓은 세종대로의 강물
언제쯤
깊고 잠잠히 흐르는
고요한 강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