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하여/김삼주
-어느 흐린 날의 경인선
놓치지 말아야 했다
하나의 손잡이와 두 발의 공간을
불쌍한 생명들에게 허여된 생존의 두 접점
고리에, 고리 위에
철봉에, 또 그 옆에
원숭이처럼
늘어진 초라한 근육들
활처럼 휘어져
빈틈없이 얽히고 설킨
허리, 다리들
참아야 했다
무시로 짓밟히는 발등, 그 모욕도
최후의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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