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밤바람/유치환

능선 정동윤 2011. 8. 23. 14:13

밤바람/유치환

 

 

너의 편지에

창밖의 저 바람소리마저

함께 봉하여 보낸다던 그 바람소리

잠결에도 외로와 깨어 이 한밤을 듣는다

 

알 수 없는 먼 먼데서 한사코

적막한 부르짖음 하고 달려와

또 어디론지 만리나 날 이끌고 가는

고독한 저 소리!

 

너 또한 잠 못 이루는 대로 아득히 생각

이 한밤을 꼬박이 뜨고 밝히는가

 

그리움을 모르는 이에겐

저 하늘의 푸르름인들 무슨 뜻이리

 

진정 밤 외로운 바람은

너와 나만을 위하여 있는 것

 

아아 적막한 부르짖음 하고 저렇게

내게로 달려오는 정녕 네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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