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장마 때 참새되기/황동규

능선 정동윤 2011. 8. 23. 15:55

장마 때 참새되기/황동규

 

 

하류 끊긴 강이 다시 범람한다

세 번 네 번 범람한다

외우지 않기로 한다

-물이 지우는 몇 개의 섬

 

신문을 읽지 않고

혹은 읽으면서 잊어버리고

몇 번 재주 넘어

-천천히 참새가 된 나와 아내

 

비가 내린다

물이 거듭 쳐들어 온다

새는 지붕 간신히 막아놓고

아들아, 아빠가 춤을 춘다

 

창 틈으로 날아들었다가

머리를 바람벽에 부딪치고

눈 앞이 캄캄해져서

참새가 참새가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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