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야초/김대규

능선 정동윤 2011. 8. 26. 09:26

야초/김대규

 

 

돈 없으면 서울 가선

용변도 못 본다.

오줌통이 퉁퉁 불어가지고

시골로 내려 오자마자

아무도 없는 들판에 서서

그걸 냅다 꺼내들고

서울 쪽에다  한바탕 싸댔다

이런 일로 해서

들판에 잡초들은 썩 잘 자란다

서울 가서 오줌 못 눈 시골 사람의

오줌통 뿔리는 그 힘 덕분으로

어떤 사람들은 앉아서 밥통만 탱탱 뿔린다

가끔씩 밥통이 터져나는 소리에

들판의 온갖 잡초들이 귀를 곤두세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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