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산이 날 에워싸고/박목월

능선 정동윤 2011. 8. 29. 13:34

산이 날 에워싸고/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흙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팍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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