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정성욱
저문 들판에 서서 내 살아온 서른 다섯 해를
바람과 풀과 나무와 강물에 다 부치노니
살아도 빈 껍질뿐인 내 몸을 풍장하느니
항시 내 몸을 탐닉하던 검은 까마귀와
내 주위를 빙빙 돌던 탐욕의 저 새떼들에게
묻노니 내 몸이 백골이 되도록 다 쪼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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