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박두진
산새는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혀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보나
울림은 헛대이
빈골 골을 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갈수록 슬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마을에서 쉬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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