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달밤/이호우

능선 정동윤 2011. 9. 2. 09:07

달밤/이호우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보니

돌아올 기약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

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 속에 정화된 초가집들

할머니 조웅전에 잠들던 그날 밤도

할아버진 율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이다

 

마음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등을 보며/서정주  (0) 2011.09.02
도봉/박두진  (0) 2011.09.02
함께 가지 우리 이 길을/김남주  (0) 2011.09.02
가을에/정한모  (0) 2011.09.02
젊은 꽃/이재무  (0) 201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