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아까시나무/정동윤

능선 정동윤 2011. 9. 2. 13:36

아까시나무/정동윤

 

서초동 몽마르뜨공원

좀작살나무 열매가 연보라로 바뀔 즈음

혼자 걷다 친구의 아까시나무 이야기가 생각났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리 땅 민둥산에서

질소를 끌어안고, 무너지는 흙덩이 움켜잡으며

황토색 산을 풀색으로 힘들게 물들이며

노동으로 부르튼 입술에 꿀을 발라 주고

어디서든 잘 자라는 땔감으로

온돌과 밥상을 덥혀 주고는

사라질 때를 잘 아는 매미처럼 떠나려니

아까시나무는 잡목이라며 손 가락질이다

 

무덤에 비석 하나 세우지 못하고 불 태워 질

우리가  사방공사용 아까시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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