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이수익
겨울, 문 밖에
허옇게 삭아있는 연탄 한 장
검은 몸이 뜨겁게 열낸 다음
더 이상 열정도 희망도 없이 사그라져
담벼락 밑에 내다버려진, 쭈그리고 앉은
초라한 행색의 연탄 한 장
기온이 점차 떨어지고. 오늘 밤엔
또 다시 눈이 내릴거라는데
허연 삭신이 어찌할 수도 없이
절망의 열하홉 구멍만 하늘로 열려있는
오오, 늙어서 폐물 같은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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