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한 잎의 여자 1/오규원

능선 정동윤 2011. 9. 5. 09:20

한 잎의 여자 1/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 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등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 그림자 같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