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세한도/이홍섭

능선 정동윤 2011. 9. 14. 12:42

세한도/이홍섭

 

 

당나귀 타고

달리는 차도를 지나

창 많은 文友 집들도 지나

소나무 잣나무, 네 그루 서 있는 집을 찾아가다

 

때는 여름인데

여기는 벌써 겨울이라고

여름나무들은 방자히 푸르른데

이 집의 松栢은 흰 눈속에 푸르다

 

집이 한 채 밖에 없으니

주인은 귀양 온 지 알겠고

창이 하나 밖에 없으니

오래 외로웠음을 알겠다

 

돌아나오려 하나

당나귀는 자꾸만 뒷발을 버티고

흰눈은 무량무량 왔던 길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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