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이홍섭
당나귀 타고
달리는 차도를 지나
창 많은 文友 집들도 지나
소나무 잣나무, 네 그루 서 있는 집을 찾아가다
때는 여름인데
여기는 벌써 겨울이라고
여름나무들은 방자히 푸르른데
이 집의 松栢은 흰 눈속에 푸르다
집이 한 채 밖에 없으니
주인은 귀양 온 지 알겠고
창이 하나 밖에 없으니
오래 외로웠음을 알겠다
돌아나오려 하나
당나귀는 자꾸만 뒷발을 버티고
흰눈은 무량무량 왔던 길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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