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슬픔의 돌/작자미상

능선 정동윤 2011. 9. 14. 12:52

슬픔의 돌/작자미상

 

 

슬픔은 주머니 속 깊이 넣어 둔 뽀족한 돌멩이 같다

날카로운 모서리 때문에

당신은 이따금 그것을 꺼내 보게 될 것이다

비록 자신이 원치 않을 때라도

 

때로 그것이 너무 무거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힘들 듯

가까운 친구에게 잠시 맡기기도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머니에서

그 돌멩이를 꺼내는 것이 더 쉬우리라

전처럼 무겁지도 않으리라

 

이제 당신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때로는 낯선 사람에게까지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날 당신은 돌멩이를 꺼내보고 놀라게 되리라

그것이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의 손길과 눈물로

그 모서리가 둥굴어졌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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