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모습/안도현
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새 우는 법도 없다
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 옆모습, 자꾸 말하다 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 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소리/서정춘 (0) | 2011.09.15 |
---|---|
노동의 추억/백무산 (0) | 2011.09.15 |
사랑/고찬규 (0) | 2011.09.14 |
여백/도종환 (0) | 2011.09.14 |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김선우 (0) | 2011.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