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첫날밤/오상순

능선 정동윤 2011. 9. 15. 16:33

첫날밤/오상순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의 촛불이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저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 바다 속에서

어족인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아

 

태초 생명의 비밀 터지는 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의 문 열리는 소리

오오 구원의 성모 현비(玄牝)이여!

머언 하늘의 뭇 성좌는

이 밤을 위하여 새로 빛날진저!

 

밤은 새벽을 배고

침침히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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