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고요/오규원

능선 정동윤 2011. 9. 16. 08:37

고요/오규원

 

 

라일락나무 밑에는 라일락나무의 고요가 있다

바람이 나무 밑에서 그림자를 흔들어도 고요는 고요하다

비비추 밑에는 비비추의 고요가 쌓여 있고

때죽나무 밑에는 개미들이 줄을 지어

때죽나무의 고요를 밟으며 가고 있다

창 앞의 장미 한 송이는 위의 고요에서 아래의

고요로 지고 있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릎 위의 시/이성선  (0) 2011.09.16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장석남   (0) 2011.09.16
시월 하늘/김석규 외 2편  (0) 2011.09.16
꽃에게/강태규  (0) 2011.09.16
구혼 / 함민복  (0) 201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