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무릉 가는 길/민영

능선 정동윤 2011. 9. 17. 22:13

무릉 가는 길/민영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정해야 한다

가까운 길이 있고 먼뎃길이 있다

어디로 가던 처마끝에

등불 달린 주막은 하나지만

가는 사람에 따라서 길은

다른 경관을 보여준다

보아라 길손이여

길은 고달프고 골짜기마다 험하다

눈 덮힌 산정에는 안개 속에 벼랑이

어둠이 깔린 숲에서는

성깔 거친 짐승들이 울고 있다

길은 어느 곳에서나 위험 천만

길 잃은 그대여 어디로 가려 하느냐?

 

그럼에도 나는 권한다

두 다리에 힘주고 걸어가라고

두 눈 똑바로 뜨고 찾아가라고

길은 두려움을 모르는 자를 두려워한다고

가다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거라고

 

......한데, 어기에 있지

지도에도 없는 꽃밭

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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