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詩論)들

사랑시에 은유를 입혀야 하는 이유

능선 정동윤 2011. 9. 20. 00:17

사랑시에 은유를 입혀야 하는 이유


거의 모든 시에는 은유가 생명이므로
은유가 없으면 시라 칭하지 않습니다.
직설적인 문장이라 할지라도
은유가 배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시를 은유 없이 일기 쓰듯이 일상의 삶에서 삶의 단면을
표현한 시를 쓰기도 합니다.
그것은 형식과 구조면에서 다른 것이구요..
제 시의 일부도 그런 시가 있지요..
이러한 시는 삶이라는 인생 테마를 강조한 계열의 시이지요..
하지만, 이런 글은 정식문단에서 시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은유가 있느냐 없느냐로 시를 판가름 할 때
신종범 시인님의 글 "달맞이 꽃"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요..
제목을 빼고 글만 본다면
용혜원의 사랑타령과 뭐가 다릅니까?
그렇지만 그 글이 그래도 인정받는 이유가
자신의 사랑이 아닌 달맞이 꽃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내용만으로는 직설적이었지만
제목을 보고서 전체적 은유라 생각하였고
그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 받는 것입니다.


직설적인 사랑시..
좋습니다.
문학적인 면을 떠나서 말해 보겠습니다.

직설적인 사람시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감정의 표현입니다.
남자는 그래도 비교적 문제가 없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여자라면 무슨 문제가 발생할까요?


예를 들어 볼까요..


그대에게..

봄보리 파아랗게 키가 크듯
내 당신을 향한 사랑을
키워 나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렵니까?

중간생략..

내 당신의 환상을 안고
당신을 그리다 죽어간다면
당신은 나를 보고
무어라 하시렵니까?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바로 생각이 들기를
"저 놈은 누구를 그렇게 사랑하기에
그러는거야? "
"아 새끼가 미친여자 하나를 사랑하나 보구만..
그 새끼 인생을 똑바로나 살지.."
등등..
시를 읽고서 카타를시스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상한 말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그럴까요?
시를 쓰는 사람이 화자이고 시는 일인칭 수법이므로
화자 자신의 이야기로 치부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남자라면 그리 큰 문제는 없겠지요..
하지만 여자라면 어떨까요?

바로 이어지는 소리가
"미친년 살림이나 똑바로 하지 지 남편은 뺑이 치고 있구만.." 운운
또는
"한가한 인간이로구만.. 가려운 곳이 있나보지.."
또는
"아! 이 인간은 내가 바로 꼬실 수 있는 인간이네.."
운운 하면서
자신의 헛점을 바로 내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바로 시인이 아닌 창녀로 전락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인 알기를 우습게 알고...


시는 독자에게 설명하는 글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읽고서 독자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기게 하는 글이라는 것입니다
그 생각의 여지는
독자에 따라 다 다를 수가 있어야 그것이 시인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설명문이 되겠지요..


이별과 관계된 시에서는
구체적인 이별을 느끼게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이별의 어떤 허전함, 쓸쓸함만 느끼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 쓸쓸함과 허전함은
독자들의 몫이란 것이지요..

사랑시도 마찬가지지요..
사랑의 기쁨이던 슬픔이던 그것만 느끼게 하면 됩니다.
그 나머지는 독자의 몫이란 이야기지요..

은유시도 마찬가지고..


- 청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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