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관악산 다녀왔습니다

능선 정동윤 2011. 5. 16. 09:38

관악산 5월의 신록 속으로 차분히 스며 들어갔다
봄은 마지막 비등점을 향해 진달래,철쭉, 벚꽃, 목련의 꽃들을 모두 삼키고 있었다.
이들은 아련한 향기와 초록잎을 남기고 후선으로 물러나며 
라일락,모란,마가목 등에게 계절의 주도권을 넘기고 있었다.

 

우리는 일부러 인적이 드문 산길을 찾아 산림욕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천천히 올라갔다
과천 향교 방향 우측 능선으로 올라서 연주대까지 가기로 했는데 법당지에서 멈추었다.
넘치는 산행 인파와 점점 더워오는 날씨라 이쯤에서 배낭을 풀기로 하고
자리를 펴고 골고루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하산은 계곡을 끼고 내렸왔으며 도중에 물가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다.
계곡에서 관악산 특산의 회양목을 만났다.
우리나라 고유의 수종으로 나무의 직경이
25cm 까지 자라는데 무려 600년 내지 700년이 걸린다고 들었다.
나무가 단단하여 도장을 만든다고 도장나무라하기도 하고

호패를 만드는데 사용할 만큼 우리와는 친숙한 나무다.
화단이나 건물에서 경계수나 유도수로서 키 작은 회양목만 보다가

2m 이상의 교목처럼 자란 모습을 보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정선이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찍게 했드니 아주 많이 잘 찍어 두었다.

 

계곡의 물가에서도 동렬이의 유머집 공개는 우리를 환하게 만들어 주었다.
홍릉에서 본 마가목이 생각났다.

마가목이 한창 하얀꽃을 피우며 자태를 뽐내고 있었는데
큰 마가목을 중심으로 철쭉들이 울타리처럼 둘레에 심어져 있고

그 앞에 할미꽃들이 고개를 숙이고 피어 있었다.

마가목이 유머를 날리면 철쭉 이파리들이 초록의 웃음을 흘리고

할미꽃들도 안 들리는 척하면서도 키들키들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멀리서 발을 씻으면서도 웃고 지나가는 산꾼도 웃고...

 

회비 만원의 즐거움은 뒷풀이에서 정점을 찍었다.

삶의 철학이 묻어나는 현득이의 이야기와
동우의 소박한 껄떡거림, 끝없이 이어지는 동열이의 유머 날리기,

성호의 촌철살인 끼어들기.
즐거운 산행 잘 다녀왔습니다.

 

_정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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