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감시직 근로자

능선 정동윤 2011. 6. 3. 09:46

 

감시직 근로자

 

정동윤

 

고층건물 비좁은 화단에

쥐똥나무 하얀 꽃

마지막 공정이 몹시 바쁘다

출하 일정에 쫓기어

새벽 노동 시장에서

꿀벌들 수십 마리 놉하여 모셔왔다

 

꿀을 제거하고

코딱지만 한 통꽃

야적장 바닥에 줄을 세운다.

가로등 불빛 아래

철야작업 하였는지

바닥이 수북하다.

 

생산량은 남은 암술의 숫자

도착지는 흘러가는 뜬구름

바람에 실어 송장 띄운다.

대금은 후불

가을의 까만 열매

붉은 낙엽으로 송금한다.

 

바라보는 이 즐거움마저 없다면

배고픈 나는 무엇으로 견디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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