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구월을 걷다/정동윤

능선 정동윤 2011. 9. 24. 22:53

                                                                  

    

 

                                                                         구월을 걷다/정동윤

 

그려, 하늘이라면 구월 하늘이 제격이지

고약한 팔월 손쉽게 밀어내는 구월 하늘쯤은 돼야지

 

, 밀린 얘기 잔잔히 풀어 보려면

끼어드는 사람 없는 그늘 좋은 숲길, 그 숲길

두어 시간은 넉넉히 걸어야지

 

함께 걷기로는 세상을 알기 전에

먼저 알아버린 이름들, 그 친구들이 적격이지

 

가을 한복판을 휘감고 가는 시원한 바람보다

줄지어 걸어가는 저 그림, 최고의 배경화면 아닌가

 

마침내 그로 하여 술잔 기울이게 하고

잔 채워 줄 살가운 채무 평생 간직하고 싶구나

 

아무래도 웃음은 근모와 장식이처럼 싱그러워야지

떨어지기 싫은 아쉬움 절절히 묻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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