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때 늦은 사랑/김사인

능선 정동윤 2011. 9. 25. 22:12

때 늦은 사랑/김사인

 

내 하늘 한켠에 오래 머물다

새 하나

떠난다

 

힘없이 구부려 모았을

붉은 발가락들

흰 이마

 

세상 떠난 이가 남기고 간

단정한 글씨 같다

 

하늘이 휑뎅그렁 비었구나

 

뒤축 무너진 헌 구두나 끌고

나는 또 쓸데없이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늙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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