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림자/신경림
이른 새벽 여관을 나오면서 보니
밤새 거리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잠시 꽃향기에 취해
길바닥에 주저 앉았는데
콩나물 사들고 가던 중년 아낙
어디 아프냐며 근심스레 들여다본다
해장국 집으로 아낙네 따라 들어가
창 너머로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본다
창틀 아래 웅크린 아낙의 어깨를 본다
하늘과 세상을 떠받친 게
산 뿐이 아닌 것을 본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 얼굴은/정양 (0) | 2011.09.26 |
---|---|
다산초당 가는 길/정양 (0) | 2011.09.26 |
폐광/신경림 (0) | 2011.09.26 |
기러기 가족/이상국 (0) | 2011.09.26 |
나무들도 살고 싶다/이상국 (0) | 2011.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