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다산초당 가는 길/정양

능선 정동윤 2011. 9. 26. 14:14

다산초당 가는 길/정양

 

 

여유당(與猶堂)이라는 당호는

목숨 걸고 살얼음판 건너가는 짐승처럼

꼭 해야되는 일만 하면서 살자는

하지 않고는 도저히 못 견딜

그런 일만 하면서 살자는 뜻이라지요

 

다산초당 찾아가는 가파른 길이

눈보라에 파묻힙니다

해서는 안되는, 그러나

꼭 저지르고 싶은 일

하지 않고는 못 견딜

살얼음 건너가던 그리움이

오늘은 눈보라로 쏟아지나요

 

쏟아지지 않고는 못 배길

수백 년 묵은 그리움처럼

산마루에는 휘날리는 눈

골짜기에 대숲에서는 처박히는 눈

 

살얼음 건너듯 눈보라 속

묵은 그리움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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