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초당 가는 길/정양
여유당(與猶堂)이라는 당호는
목숨 걸고 살얼음판 건너가는 짐승처럼
꼭 해야되는 일만 하면서 살자는
하지 않고는 도저히 못 견딜
그런 일만 하면서 살자는 뜻이라지요
다산초당 찾아가는 가파른 길이
눈보라에 파묻힙니다
해서는 안되는, 그러나
꼭 저지르고 싶은 일
하지 않고는 못 견딜
살얼음 건너가던 그리움이
오늘은 눈보라로 쏟아지나요
쏟아지지 않고는 못 배길
수백 년 묵은 그리움처럼
산마루에는 휘날리는 눈
골짜기에 대숲에서는 처박히는 눈
살얼음 건너듯 눈보라 속
묵은 그리움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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