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가을 저녁/이동순

능선 정동윤 2011. 9. 28. 22:06

가을 저녁/이동순

 

 

오늘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길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우수수 몰려다녔습니다

그대에게 전화를 걸어도 신호만 갑니다

이런 날 저녁에 그대는 무얼하고 계신지요

혹시 자신을 잃고 바람 찬 거리를 터벅터벅

지향없이 걸어가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이 며칠 사이 유난히 수척해진 그대가

걱정스럽습니다

스산한 가을 저녁이 아무리 쓸쓸해도

이런 스산함 쯤이야 아랑곳조차 하지 않는

그대를 믿습니다 그대의 꿋꿋함을 나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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