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갈 곳이 없다더니/서정홍

능선 정동윤 2011. 9. 30. 14:02

갈 곳이 없다더니/서정홍

 

 

전라도 경상도 가리지 않고

공사장 일거리 찾아 돌아다닌 지

이십 년재라는 김씨

간암 진단 받자마자 다른 병까지 겹쳐

비싼 치료비로 집안 살림 거덜나고

시내에서 산동네로 전세방에서 사글세방으로

사글세방에서 더 이상 갈곳이 없다더니

 

못배우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플 쨤도 없이 바쁘게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어야 한다더니

 

죽는다는게,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사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눈물 쏟아 내던 김씨

하늘로 갔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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