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1/정지용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리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 먹은 별이, 반짝,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짖어진 채로
아아,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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