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의 일상
산능선
나의 간절한 바램은 멀리 달아났다
바위틈에 핀 매발톱꽃의 움켜쥐는 갈망을
도심에 찌던 감성으론 읽을 수가 없었다.
생명을 찬양하기에는 가슴이 너무 말라 버렸다.
산 속의 빛나는 아침을 조망하는 한나절동안
산새는 그리움을 촘촘하게 뿜어내지만
오래 된 콘크리트 같은 내 마음은 젖지 않았다.
갈참나무 이파리를 푸른 지폐로 착각하고
아내와 자식의 평화로운 잠을 떠 올릴 뿐이다.
갈증에 허기지는 반백 년을 헛살진 않아
함부로 불러내도 꾸역꾸역 술병 들고오는
시시한 친구 몇 명은 버티고 있어
방파제 아래 부딪치는 허풍 센 파도처럼
내 마음도 그렇게 출렁거릴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