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산
산능선
산 아래 몸집 큰 나무들
언제나 허약해 보이는 요즘의 아이들처럼
흰나비 날개짓에도 앓는 소리 내지만
더위에 푹푹 내쉬는 숨소리는 청량하다
중턱 바위 틈에 핀 들풀
뿌리 내리려 얼마나 거친 숨 몰아 쉬는지,
흙먼지 한 톨 얼마나 소중히 간직하려는지,
자리 내 준 바위 피부마저 까칠해졌다
산 위의 작은 소나무들 넉넉한 햇살로
폭풍과 추위에 맞설 만큼 강해졌다
곧은 정신력과 깊은 포용력이 향기 되어
줄서서 올라 온 사람들 그 아래서 쉬어 간다
외로움 쪼아먹는 산정의 비둘기,
목 말라 떨어지는 나뭇잎은 가을의 전령
가을 심부름으로 바람 타고 흔들거리지만
칠월에는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산길 풀들이 막무가내로 자라는 칠월에는
바람마저 능선 바위 틈에 숨어
삼복만 끝나길 기다린다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고 싶은 설악 (0) | 2013.12.27 |
---|---|
♡동동주 익은 날♡ (0) | 2013.12.27 |
우중 등산 이후 (0) | 2013.12.27 |
지천명의 일상 (0) | 2013.12.27 |
겨울 나무 (0) | 2013.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