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주 익은 날♡
산능선
술 익었다
소식 듣고 달려 온 친구와
급히 탄 버스 덜컹대며 멀리 돌아간다
산으로 둘러 싸인 13층 고옥(高屋)
바람 잘 통하는 사랑방
동동주 차려 놓고 웃는 친구 내외
어둠은 듬뿍 밤은 깊어 가고
잔 닿는 소리 별이 뚝뚝 떨어진다
맑은 동동주 걸쭉한 막걸리
정갈한 파전 푸근한 심성
안 주인이 한 잔 받자
시름은 잊고 情은 익는다
손 허공에 휘저어
달을 담을 수 없으니
술독 다 비웠구나
거나해진 여름 밤
고옥에 감도는 음악
눈을 감고 취하니 곡조는 높다
이슥한 밤 길
주인 내외 손 잡고 배웅하니
달은 밝고 길은 훤하다
아이고,
다음 술 담그는 날
물어 보지 못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