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해바라기에게

능선 정동윤 2013. 12. 27. 16:27

해바라기에게

산능선

여름의 마지막 햇살
국도 444번 도로 위에
무섭게 떨어지는 오후
설 자란 해바라기 무리지어
서울로 보내 달라 아우성이다
화끈한 해바라기 하나는
날씬한 허리 꺾어 도로 옆으로
허연 다리 내보이며
손 흔들고 유혹 하지만
아무도 태워 주지 않는다

그냥 시골에 묻혀
새벽 경운기 소리에 잠 깨고
옥수수와 키도 재며 지내거라
이듬해 봄에는 
포근한 흙 찾아 또 뿌리내리고.
괜히 서울 길 밝히다가
다시는 이 땅으로 찾아 오지 못하고
미국의 대형 야구장 선수 대기실에서
까맣게 태운 껍질만 뱉어지는
수모를 당할 수 있단다.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갓집 생각  (0) 2013.12.27
조강지처  (0) 2013.12.27
보고 싶은 설악  (0) 2013.12.27
♡동동주 익은 날♡  (0) 2013.12.27
칠월의 산   (0) 2013.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