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상수리 나무

능선 정동윤 2013. 12. 27. 21:18

상수리 나무

 

산능선

 

언제부턴가
산 길 근처 상수리 나무
내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잎이 필 때부터
열매 맺을 때까지
내가 지나간 순간들을
나보다 잘 기억하고 있었다

시커먼 청설모 한 마리
상수리 열매 까 먹을 즈음
나뭇잎 하나
바람에 알리지도 않고
내 어깨에 떨어졌다

세상의 슬픔
다 지고 갈 어깨마저도
나뭇잎 무게 견딜 수 없어
그 자리에 등대고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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