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 나무
산능선
언제부턴가
산 길 근처 상수리 나무
내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잎이 필 때부터
열매 맺을 때까지
내가 지나간 순간들을
나보다 잘 기억하고 있었다
시커먼 청설모 한 마리
상수리 열매 까 먹을 즈음
나뭇잎 하나
바람에 알리지도 않고
내 어깨에 떨어졌다
세상의 슬픔
다 지고 갈 어깨마저도
나뭇잎 무게 견딜 수 없어
그 자리에 등대고 주저 앉았다
상수리 나무
산능선
언제부턴가
산 길 근처 상수리 나무
내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잎이 필 때부터
열매 맺을 때까지
내가 지나간 순간들을
나보다 잘 기억하고 있었다
시커먼 청설모 한 마리
상수리 열매 까 먹을 즈음
나뭇잎 하나
바람에 알리지도 않고
내 어깨에 떨어졌다
세상의 슬픔
다 지고 갈 어깨마저도
나뭇잎 무게 견딜 수 없어
그 자리에 등대고 주저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