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산능선
산 높아
늦피는 봄이
무슨 위안이 될까마는
호황은 위로부터
불황은 아래서
그 흐름 모를까마는
질주하는
매연 속에서도
식구 늘리는
발가락 잘린
비둘기도 있는데,
사람이 와도
꿈쩍하지 않는
뻔뻔하고 살찐
비둘기도 있는데,
생계는 천근이고
생업은 시원찮아
먼 산 오르는 길
자꾸만 뒤처지는
춘곤증에 시달린다
깜빡
꿈 속의 안개 산길
홀로 걸어 막막한
저승 길 능선에서
싯귀 밝은
친구를 그리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