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읽기

명장, 그들은 이기는 싸움만 한다

능선 정동윤 2014. 2. 17. 08:52

사선대형에는 더욱 중요하고 본질적인 교훈이 있다. 창조와 혁신을 원한다면 현상을 보지 말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원리와 발상의 전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블루 오션을 찾듯이 벤치마킹할 제품을 찾아 헤맨다. (중략) 그것도 필요하지만 대단히 획기적인 성공을 이룬 제품일수록 그 내면에 시간과 공간을 분할하라는 사선대형의 교훈처럼 발상의 전환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새로운 원리를 포착하면 완전히 새로운 신세계가 열릴 수도 있다. _33, 1 역전 전술의 시작, 사선대형의 창조자: 에파미논다스중에서

 

알렉산드로스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전쟁은 격동이다.” 전쟁을 앞둔 장군들은 적의 전술과 장단점, 지형 등을 분석하고 세밀한 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전술의 요체는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이다. (중략) 누구도 아직 드러나지 않고, 게다가 언제 드러날지도 모르는 순간적인 약점을 공략목표이자 승부처로 해서 전술을 수립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는 달랐다. 그는 이 우연적 혹은 돌발적 상황을 필연적인 과정으로 전제하고 이것을 전투의 승부처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범하고 획기적이다. _92, 2 모든 전쟁사의 교훈이 된 명장: 알렉산드로스중에서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돌격의 순간, 병사를 내보내야 할 시기, 뒤로 돌아서야 할 시기 등을 놓쳐서 이길 수 있는 전투에서 패하거나 적을 섬멸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러나 전쟁사를 보면 이런 타이밍을 맞추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략) 연락과 신호를 주고받기 힘들고 지형, 병사가 이동하는 시간, 그 사이에 변화하는 전황, 날씨, 병사들의 심리와 사기 변화 등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타이밍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판단하고 전투를 예술의 경지로 운영하는 능력에서 한니발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_124, 3 원거리 전략으로 맞선 세기의 대결: 한니발과 스키피오중에서

 

벨리사리우스는 로마의 진정한 전통을 되살려서, 다시 이민족들로부터 배우고 조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의 군대는 멀티플레이라는 지금까지 세상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조직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최고의 효율성과 팔색조와 같은 적응력을 지닌 군대가 되었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군대의 또 하나의 조건인 속도 면에서 벨리사리우스의 군대는 폭발적이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나 스피드 없는 효율은 없다. 그들은 전장 전투를 폭주하는 기병은 아니었지만, 비잔틴 진영 내부의 순환 속도를 올렸다. _189, 4 팔색조의 능력을 발휘한 리더: 벨리사리우스중에서

 

칭기즈 칸은 수평적·수직적으로 모래알처럼 분열되어 있던 몽골을 통합했다. 그러나 완전한 통합, 제도적 통합은 아니었다. 칭기즈 칸은 몽골 울루스라는 새롭고 거대한 틀을 만들었지만, 그 내부의 몽골 부족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했다. 그러나 칭기즈 칸은 이들이 몽골 울루스의 일부로서 최대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몽골 울루스 안에서는 유럽 사람까지 들어왔지만, 수천, 수만의 이질적 집단의 연합체임에도, 몽골 울루스라는 거대한 바퀴는 더욱 맹렬하게 돌았다. _229, 5 한계를 극복하고 제국을 세운 왕: 칭기즈 칸중에서

 

척계광은 전투의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그 프로세스에 병력을 투입하는 새로운 양적 증가책을 찾아냈다. 간단히 말하면 단병접전은 적을 공격하고 막고, 다시 공격하는혹은 적의 공격을 막고 공격하는프로세스로 이루어지는데, 보통은 이 과정을 한 명의 병사가 수행한다. 그러나 척계광은 이 프로세스를 분석해 각 과정에 두 명 이상의 병사를 배치하고, 열 명이 전체 과정을 수행하게 했다. 또한 각자의 과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무기를 고안해서 들려줌으로써 다시 각 과정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_250, 6 명나라의 위기를 구한 전술의 마법사: 척계광중에서

 

로멜은 전광석화와 같은 역습으로 전초를 탈환하고 후퇴하던 전초의 병력을 다시 배치했다. 로멜이 그들에게 숭고한 희생을 강요했다면 이 전투는 어찌해서 이긴다고 해도, 병사들은 희생자에게 경의를 표하면서도 자신들이 희생자로 선택되지 않기 위해 소심해지고 비겁해질 것이다. 중대는 팀워크를 상실하고 세우는 작전마다 어그러질 것이다. 로멜은 전쟁에서 언제나 비범한 대담함을 요구하지만 절대 순교를 강요하지 않았다. _284, 7 격동과 기동을 최대로 활용한 전략가: 로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