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밤 9시 반쯤 제주 공항에서 도착,숙소인 예하게스트하우소로 100번 버스를 타고 감
4/25 6시 전에 기상하여 조식으로 토스트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고
근처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780번 버스로 성판악으로 감.
8시 한라산 등산 시작,12 반쯤 백록담 도착,하산은 관음사 방향으로 오후 5시 30분쯤 등산 종료.
관음사에서 택시로 숙소까지 옴(택시비 1만5천원)
숙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맥주로 목을 축이고 내일을 위한 렌트카 확보.
택시 기사가 추천한 식당에서 갈치조림으로 저녁.(만족 함)
9시간 반의 등산으로 금방 잠이 듬
4/26 토스트 아침 식사. 체크 아웃 후 빌려 둔 렌트카로 성산일출봉으로 출발(가인씨가 운전)
성산일출봉, 섭지코지를 돌아보고 제주 재래시장인 동문 시장에 들어 고등어를 구매하고
시장 내 식당에서 고등어 조림과 전복탕으로 점심.
부록으로 공항 가는 길에 용두암에 잠시 들렀다
15시 50분 비행기로 귀경 함.
총 비용은 가구당 50만원.
성판악에서 의욕적인 출발을 시작하였다.
등산 초입엔 굴거리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남부지방 특유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가로수도 먼나무와 워싱턴야자로 이국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등산 후 1시간 지나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제주 조릿대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삼나무 군락지의 지표 식물도 무늬가 있는 조릿대가 점령하여 다른 식물은 자랄 공간이 없다.
겨우살이가 졸참나무(?) 가지에 여러군데 자리잡고 있었다.
기생 식물이지만 광합성 작용은 스스로 한다.
사라오름을 다녀가자고 제안 했지만 왕복 40분 이라는 표시를 보고는 즉시 기각 당한다.
'오름'은 제주도에서는 비봉,북악 처럼 봉과 악을 대신하며 분화구가 있고, 화산의 잔재가 있으며
368개의 오름이 한라산 주변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자주 쉬면서 걸었고, 고산지대라 과자 봉지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진달래 밭에 도착하였다.
이곳의 진달래는 이제야 겨우 봉오리를 맺고 있었다.
5월 중순이 되어야 진달래꽃이 활짝 필 것 같다.
발 아래는 점령군 제주 조릿대와 화산암 뿐이다.
인증 사진.
등산의 선두는 先女가 대부분이다.
날아 다닌다고 할 정도로 앞서 간다.
나의 왼쪽 무릎에서 부싯돌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으나 이내 잠잠하였다.
올라갈수록 쉬는 횟수가 늘어난다.
숨은 고를 수 있지만 다리는 점점 무거워 온다.
오늘 행사의 기획은 가인씨이며 카메라 감독은 근엽이다.
주야의 기온 차가 심해서 인지 잔설이 자주 발견 되었다.
돌아보는 모습이 영화를 찍는 것 같다.
화산밭에 붉은색과 분홍의 철쭉이 피었다.
화산암은 철분이 많은지 녹물처럼 붉게 번진 돌이 많았다.
근엽이는 지난 번 겨울의 등산 때보다 30분 정도 빠르다고 한다.
드디어 백록담 입구의 긴 나무계단.
나는 숨이 컥컥 막히는데 선녀는 웃고 있네.
이곳부터는 조망권도 충분히 확보되어 높은 산의 위용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우리 더 자주 쉬었지만 풍경을 오려내는 근엽이의 앵글은 더 바쁘다.
정상은 50미터 남았는데 바람이 세차다.
드디어 정상.12시 35분,4시간 반 정도 걸린 셈이다.
돌아보는 눈길 닿는 곳마다 가져 가고픈 풍경이고, 잊지 못할 그림이다.
백록담.
제주도에 전세집을 얻어 한 1년간 살아 봤으면 좋겠다.
제주가 자랑하는 볼거리를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즐기고 싶다.
깨끗한 공기는 덤으로 주어지고 파도 소리조차 감미로운 음악처럼 들릴 것 같다.
일년에 한번은 제주도에 오자는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아름다운 미래보다는 소중한 오늘이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동안 우리는 따뜻한 봄햇살처럼 행복하였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다.
백록담 표시석 앞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행렬이 아주 길었다.
우린 그 대열을 피하여 기념 사진을 뽑았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제주도에 땅을 사고 ,그 땅을 판 제주도 사람들은 좀 더 높은 산으로 올라가서 농경지를 개척한다.
원래 초지였던 곳이 농경지나 골프장으로 변하고 제주도 노루들은 터전을 빼앗기고 인간들과 자리 경쟁을 한다.
농부들은 노루의 피해를 신고 하고 노루는 들개에 쫓기고 새로 만든 도로 위에서 죽어 간다.
그 시체의 청소는 까마귀들이 담당한다.
3개였던 골프장이 22개로 늘었고 수 많은 초지는 경작지로 변했다.
제주 환경의 최대 파괴자는 역시 사람이다.
신은 농촌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신이 졌다.
정상 부근엔 많은 고사목이 있고 솔송나무도 많이 보였다. 식사 자리를 물색하다가 좀 내려 가서 하기로 하고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을 재촉하였다.
무슨 나무인지 궁금하다. 눈에 익숙하지 않는 남부지방 식물을 볼 때마다 한계를 느낀다.
풍경은 올라 온 성판악 코스보다 관음사 코스가 훨씬 웅장하고 신비롭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도 높이가 높으니 규모도 다르다.
비바람에 흙이 씻겨 내려가고 뿌리가 땅 위로 드러나니 생명도 말라 버린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풍장으로 남아서도 한라산을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부럽다.
우리도 북한산의 인적 드문 골짜기를 지키는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 남은 눈길, 조심스럽게 내려간다.극성인 제주조릿대가 온 산을 지배하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서 정리가 필요하다. 조만간 제주 조릿대와 한판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우리는 독재에 저항하는 기질이 있다.
요즘은 세월호의 독재에 온 국민이 숨을 죽이고 있다.조심 조심 말조심.
와,배고프다. 밥 먹고 갑시다.
다리도 후들거리고 배도 고프다. 그러나 갈 길은 멀고..
어느새 오찬을 마치고 자리 정돈을 한다.
후식을 들며 썬크림도 바르며 하산을 준비한다.
올해의 마지막 겨울을 보았다.
내일 모레 비가 오면 이 겨울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갈 것이다.
한라산의 겨울은 참 오래 간다.
1700 고지 이상에는 활엽수가 거의 없다.
솔송나무의 짧고 맵씨있는 바늘잎이 눈길을 끈다.,
길은 외줄기 발길 닫는 계단마다 아쉬움을 남기고 간다.
나중을 기약 하지만 언제 다시 올 지 알 수는 없다.
다가오는 봄과 떠나는 겨울의 대비.
사람이 꽃이다.
그대는 카메라 들고 있을 때가 가장 그대 답네.
관음사 하산 길이 꽤 가파르다.
완만한 성판악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다리 위에서 다리를 흔드니, 흔들리는 다리에 여자들이 즐거워 한다.
내 발로 땀 흘리며 걷는 여행
좋은 동행이 있으니 더욱 좋다.
다리 위에서 다리에 힘을 주고 섰다.
걷는다.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생각없이 걸으면 얼 빠진 놈이라고 하네.
삼다수 병에 한라수를 담고 있다.
봄 가뭄에도 물이 잘 나오고 있었다.
주목과 구상나무도 종종 눈에 보였다.
북쪽면은 아직도 눈이 수북하다.
계곡 틈틈히 쌓인 눈에서 고산의 아픔이 느껴진다.
화산 푹발 당시는 그냥 용암덩어리였지만 수 천년 세월에 흙이 쌓이고 틈을 메우고 골을 만들고
다시 숲을 이루고 동물이 서식하는 동안 한라산은 묵묵히 자신을 지켜왔을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성실하게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세월호의 침몰에서 배우게 된다.
세월호의 아픔에서 서서히 걸어 나와야 한다.
아주 작은 질서도 지켰으면 좋겠다. 불편을 감내하는 것도 교양이 아닐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적당히 법을 어겨도 되고
약자라는 이유로 질서를 무너뜨려도 되고
강자라는 이유로 법 위에 군림하며 목에 힘주며 어겨도 되고
모두 지키지 않는 법을 나만 지키니 바보처럼 생각되어 슬쩍 라인을 넘고 마는 ...
이 모든 이기심이 오늘의 참사를 만들지 않았을까?
단 시일 내에 우리의 의식을 바꿀 수 없겠지만 극복하여야 할 과제라 생각된다.
배경의 수평선은 우리가 서 있는 눈높이와 같이 보인다.
한라산 봄 햇살에 눈이 부시고,우리들의 남은 여정은 기대에 차 있다.
미국 대통령이 같이 갑시다 하고 외쳤고,WE GO TOGETHER 이라고 한국 대통령은 화답하고.
늘 함께 하입시더.
33년전 갓 결혼한 따끈따근한 젊은이들이 이제는 회갑을 앞둔 중년이 되어
그때 넘지 못했던 한라를 넘었다.
화산의 분화구처럼 뜨겁던 열정도 이제는 차분해지고
깊은 연륜 속에 그 열정을 모두 감추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시간이 허락하면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하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인가?
낯선 곳이 적을수록, 새로운 풍경에 익숙할수록 삶의 질은 풍요로울 것이다.
더 이상 무얼 바랄꼬.
제주조릿대와 진달래와의 햇살 경쟁이 치열하다.
척박지에서도 잘 자라는 진달래와 사계절 전투태세의 죽순대와의 싸움은 진달래의 패배가 예상된다.
제주조릿대로 복조리를 만들어 관광 상품화하면 생태계의 독점을 조절할 수 있겠다.
복조리는 삼년생 조릿대로 만들면 좋다고 들었다.
등산보다 하산이 좋았다. 하산은 체력이 고갈되지 않아야 즐거운 것이다.
내 삶의 하산도 등산보다 좋았으면 좋겠다.
적당히 체력을 안배하여 웃으며 편안하게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백당나무라 생각된다.
첨엔 나무수국으로 보았지만 안의 꽃이 수북한 모습이 아닌 것이 백당나무로 여겨진다.
아직도 숲은 겨울이고 잔설도 드문드문 남아 있어
허허로운 마음에 따뜻한 기운이 부족했지만
연초록 나뭇잎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를 받는다.
태어날 때 아주 요란하였을 제주도,
368 개의 분화구가 동시에 터졌는지, 차례차례 터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한반도 남쪽에서 폭죽처럼 용암이 솟아오르는 대장관을 연출한 뒤에
억 년 티끌이 흙이 되고 수목이 생겨 사람을 불러 들였겠지.
하산에 익숙한 발걸음이 오르는 계단을 만나 움찔하지만 올라야만 한다.
깊은 계곡에도 물이 말랐고 공기는 다소 건조했지만 한라산 종주의 끝이보인다.
긴 등산이 여성들에게 버거울 거라 염려했지만 기우에 불과 하였다.
오히려 남정네가 더 지쳤다. 무거운 짐 탓으로 변명하고 싶다.
이젠 지친 다리를 쉴 때가 되었다.
대장정을 마무리한 표정이 밝다.
가까운 시일 내 다시 오르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돌렸지만
힘이 들수록 추억은 오래 남아, 출산의 아픔을 잊어 버리듯
우리는 다시 한라산을 그리워 할 것이다.
예하게스트하우스 거실 벽엔 외국에서 여행객이 남겨 둔 화폐가 이채롭디.
중동에서 온 사람들, 러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처럼 토스트를 구워 식사를 하였다.
주방 설비가 있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좋고.
북에서 온 지폐(?)도 있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토스트를 굽는 정도.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어 편안하였다.
다시 오고픈 숙소였다.
우린 3층에 머물렀다.
싱글 침대 하나,더불 침대 하나, 엑스트라 메트리스 하나.
숙소를 떠나며.
제주도에 가면 어디를 가고 싶냐고 물었을 때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을 금방 내밀었다.
이는 내 리스트에 있는 곳이니까.
성산일출봉도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향기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다.
바라보는 곳 마다 아름다운 풍경이고 오려두고픈 비경이다.
바위를 덮고 있는 송악의 돌진이 머지않아 바위 전부를 삼키고 말겠다.
하얀 찔레꽃도 보였다.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으니 걸음이 가볍다.
탁 트인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초록의 산이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이곳의 방문객은 중국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경복궁의 고궁 박물관에서도 중국 사람들로 인해
내가 서 있는 곳에 대한민국인지 의심스러웠는데
이곳에서도 같은 느낌이다.
무조건 중국말로 물어 본다.
아름다운 절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우리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일깨워 주었다.
하늘, 산, 바다, 마을이 조화를 이루어
서로 간섭하지 않고 존중하며 아주 사소한 질서라도
잘 지켜 큰 사고가 없길 바란다.
사고 난 뒤에 모범 운전사들이 무료 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교통신호 하나라도 잘 지켜 사고 발생을 미리 예방했으면 더 좋겠다.
성산 일출봉은 올라 가는 코스와 내려오는 코스가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좁은 길에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배려한 일방통행의 좋은 방법이다.
좌우 상하를 둘러보아도 역시 한 폭의 풍경화다.
짧은 일정을 서서히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온다.
모처럼 호사스런 여행에 평소 가지고 다녔던 당뇨도 확 줄어들 것 같다.
어제와 내일보다 오늘이 최고 좋은 날이다.
오늘도 한바탕 웃고 떠나자.
기획과 카메라을 담당하는 분들은 늘 진지하다.
내가 카메라를 들면 연출이 잘 안 된다.
보소, 좀 웃으소.
내년에 또 오자는 두사람의 소근거림이 들리는 듯 하다.
배를 타고 한바퀴 둘러보자는 의견도 묵살 당했다.
때가 때인지라 고집을 피우진 않았지만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었다.
그저 해삼 한 접시의 간식으로 술 고픔을 달랜다.
감탕나무가 이닌가 한다.
우리나라 최남단 절이라 생각된다.(근엽 생각)
섭지코지는 성산일출봉 오른쪽에 있으며 ,차량으로 15분 정도에 위치해 있다.
산책삼아 둘러보면 2시간은 걸릴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없어서 1시간 이내로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여행과 사고와 병의 공통점은 부딪혀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여행을 선택하겠다.
썬그라스를 벗으니 일상이 보인다.
또 다른 여행을 꿈 꾸며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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