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한 번,
일 년에 여섯 번 만나는데
오늘은 그 다섯 번째 모임.
구로구에서 맛집으로 소문 난 친구 인빈이가 수십 년 째 운영하고 있는
등촌샤브칼국수 식당으로 모두 잘 찾아왔다.
결실의 가을, 한 복판에서 함께 식도락을 나눈 사람은
정동윤,최윤희,김한주,천근엽,신천수,
김선집,방성철,조영묵,이인빈,박문환이다(도착 순)
불참 통보한 친구는
제사로 인해 최덕병,동두천에서 강의가 늦게 끝난다는 장수현,
가족과 함께 설악,동해로 가을여행 중인 박종수, 하필이면 결혼식으로 박찬홍,
가을걷이가 밀려서 양규진,금요일에는 종교 모임의 리더로 참가해야만 한다는 김일경,
꼭 참석하려고 업무룰 쪼개며 늦게까지 틈을 노렸지만 안되겠다는 김범진,
요즘 업무회의와 교육이 많아졌다는 홍천표,목포에서 나무를 가꾸고 있다는 이영환,
요즘 근황은? 좋지 않다며 은둔하고 있는 김오현.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얼굴/박인환 시 일부
서부 모임을 재시동하면서 짝수 월 첫번째 금요일은 식도락을 갖자로 정하였고
오늘은 그 두번 째 식도락을 위해 모이는 날이다.
모임에 별탈없이 참가하여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은
도시의 살벌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들이다.
이들과 함께
첫 잔은 반가운 마음의 향기로 마시고,
둘째 잔은 함께 있어줘서 고마운 감사의 마음으로 마시고,
셋째 잔은 오랫동안 만나 잘 지내고 싶어 보약으로 마신다.
비록 술 마실 날이 줄어들고 마셔도 젊은 날처럼 흥겹고 폭발적이지 않지만
일생 마실 술의 총량이 바닥이 보이기 때문인지 조금씩 아껴 마시고 있다.
알프스 횡단을하고 돌아온 한주의 선물은 'REMI MARTIN'
골고루 나누어 따라주며 긴 여행을 마치고 온 반가움의 신고를 하였으며,
그 술 한 잔 마시고 붉은 살코기가 뜨거운 국물에 살짝 익었을 때
소스에 찍어 한 점 입에 넣으면 옆에 누가 있는 지도 모른다.
잔이 비웠는데도 잔을 채워주지 않는 옆의 친구는 5년형을 살아야하고,
그 앞에 앉아서 잔을 채워주지 않으면 무기징역 감이라는데...
오늘은 모두 종신형을 살아야 할 만큼 이곳 고기 맛에 흠뻑 빠지고 만다.
조선시대 왕들은 맘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어 운동량이 부족하여 빨리 늙고
단명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유목민처럼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다니며
지역모임의 경계를 허물며 사냥터를 넓혀가고 있다.
다음 모임은 12월 4일 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모임의 불참자는 무인도로 유배형을 내릴 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으니 연말까지 스케쥴 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서부회 총무 정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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