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적도를 거니는 꿈

능선 정동윤 2016. 7. 14. 11:41

 

 

 

 

 

적도를 거니는 꿈

 

먼 수평선의 소식

물거품에 담아 온 밀물

가끔 산맥같은 파도로

모래 위에 긴 포물선 남긴다.

 

또 육지 이야기 들고 갈

작은 소식 쓸어담으며

물러가는 썰물에

대추야자는 긴 갈매잎

흔들며 전송한다.

 

대나무나 야자나무가

풀이라 불려도 끄덕이며

마디마디 삶의 기록은

언제나 오늘이 깊게 각인된다.

 

바람도 가둬버리는 열대숲

처음 내디딜 때의 두려움은

낯선 풍토 무더운 습도에

등줄기에는 강물이 범람한다.

 

그리하여 삼 년 뒤,

모국의 친구들에게

어제를 놓아버린 오늘이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대왕야자 그려진 엽서

골고루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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