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를 거니는 꿈
먼 수평선의 소식
물거품에 담아 온 밀물
가끔 산맥같은 파도로
모래 위에 긴 포물선 남긴다.
또 육지 이야기 들고 갈
작은 소식 쓸어담으며
물러가는 썰물에
대추야자는 긴 갈매잎
흔들며 전송한다.
대나무나 야자나무가
풀이라 불려도 끄덕이며
마디마디 삶의 기록은
언제나 오늘이 깊게 각인된다.
바람도 가둬버리는 열대숲
처음 내디딜 때의 두려움은
낯선 풍토 무더운 습도에
등줄기에는 강물이 범람한다.
그리하여 삼 년 뒤,
모국의 친구들에게
어제를 놓아버린 오늘이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대왕야자 그려진 엽서
골고루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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