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산행
숨 막힐 것 같은 열대우림을 다녀보고서야 우리산이 얼마나 편한 지 알게 되었다.
6월3일부터 7월 11일까지 파나마에 다녀온 후
첫 산행을 하려는데 장마비가 내렸다.
비가 와도 산에 가느냐?라는 우문은 비가 오는데 식사를 하느냐?와 같은 질문이다.
비가 오면 산에 오는 사람이 드물어 우리들이 선택할 코스가 다양하고 쉬는데 방해받지 않아서 더 좋다.
비 오는 날의 산행은 천천히 가도 되고, 더우면 계곡 물로 뛰어들어도 되지만 오히려 추운 경우가 많아 오히려 옷을 껴입어야 되기도 한다.
오늘은 진관사 계곡을 바라보며 오르는 비봉 코스로 한참 만에 정하고 우리들의 단골 쉼터인 일명 물푸레산장에서 가림막을 치고 비를 피하며 산행보다 긴 휴식시간을 즐겼다.
우중산행은 젖을 각오로 가지만 젖지 않고도 계곡 물소리와 산 아래 풍경과 원추리꽃 자태를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하산 길에 번개에 가지가 꺾어진 소나무를 다시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다.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을 걸 준비하려고 했다. 준비에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한다는 생각에.
지나고 보면 불필요한 준비가 많았다.하지 않아도 될 준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했다.
번개로 가지가 잘려도 소나무는 죽지 않았다. 소나무는 남은 가지로 선택과 집중을 위한 생각에 보다 많은 시간을 배정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꾸준히 제 갈 길 가야 할 것이다.
배낭의 짐은 가벼우면 좋으나 꼭 필요한 물건은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있으면 좋으나 없어도 괜찮다면 두고 갈 일이다.맑은 날은 비옷과 우산이 필요 없다.몸이 가벼워야 멀리 가고 오래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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