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류시화

능선 정동윤 2011. 8. 17. 08:35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류시화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 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것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 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 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 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정채봉  (0) 2011.08.17
접시꽃 당신/도종환  (0) 2011.08.17
완화삼/조지훈  (0) 2011.08.17
나그네/박목월  (0) 2011.08.17
사랑의 이율배반/이정하  (0) 201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