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서촌 거닐다

능선 정동윤 2019. 5. 18. 10:43

서촌 거닐다

 

 

입춘이 지난 후

다른 별에서 온 행성처럼

작은 궤도를 만들어

천천히 골목 따라

서촌을 돌았지요

 

아주 작은

이정표 하나에도

켜켜이 쌓인 이야기

겨울눈처럼 바라보며

공감의 눈빛도 나누었고요.

 

바람 찬 날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

늘 하던 공간 이동

잠시 멈추고

시간 여행을 떠났지요

 

걷다

지치면 쉬고

쉬었다 힘이 나면

다시 걸으며

역사의 뒤안길 오르내리다

 

샘이 깊은 곳에서

시간의 물을 퍼올려

따뜻하게 목도 축이며

옛 지도 위로

한나절 거닐다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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