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물길 따라 강물 따라

능선 정동윤 2019. 5. 18. 10:51

물길 따라 강물 따라

 

 

서대문 구청 앞에서

일행과 헤어져 잠시 주춤한다

산 넘어 집에 갈까?

강 따라 집에 갈까?

 

강은 한강, 산은 북한산

백련산 타고 녹번동 고개 지나

탕춘대 능선 구기동으로 갈까?

아니면

홍제천 따라 망원동에서

한강을 만나 마포대교로 갈까?

 

겨울의 오후 햇살

도도히 흐르는 물결

한강을 따라 걷기로 맘먹고

이어폰, 선글라스, 걷기용 폴,

빵 모자, 장갑, 등산화, 배낭, 물

확인한 뒤 출발!

 

홍제천 불광천이 합쳐

다시 한강을 만나는 물길

그 흐름 바라보다

성산대교, 망원한강공원

양화대교, 풍경 고운 선유도

당산 철교, 비운의 잠두봉

서강대교, 희생 어린 밤섬

마포대교, 공덕동 사거리 지나

서울역 후암동까지

16 Km 걸었다.

아침 걸음을 합치면 20 Km.

 

이렇게 걸은 날

초저녁 쳐지는 눈꺼풀

밤 9시 뉴스는 자장가

새벽에 잠이 깬다.

나만을 위한, 나를 향한

강물보다 깊어진

고요 속의 묵상과 기도

나를 빗질하는 적막

고마운 하루가 시작된다.

 

이런 날은

깃털처럼 가볍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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