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창들.
60 고개 넘기고부터
감성에 먼지가 폴폴 날린다.
모처럼 만났지만
이제는
침 튀기는 놈도
술 외치는 놈도
안주 축낸다고
화내는 놈도 없다.
얌전한 반려견처럼
주는 접시만
깨끗하게 비우고
흘낏흘낏 시간을 잰다.
욕망도 호기심도 빠진
기계 인간처럼
메마른 표정의 조바심으로
전철역을 흘낏거린다
2차를 외치거나
차라도 한 잔 더 하자거나
헤어지기 아쉬워
골목을 서성이지도 않는다.
스무 명이 모여도
한 탁자만큼만 얘기하고
나머진 악수할 때
몇 마디 안부가 전부다.
그래도 오래 만났으니
친구라고는 한다.
다시 만날 때까지
까맣게 잊고 지내면서
그저 예식이나 장례식장에서
자주 만나는 동창 관계.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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