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너무 가려운 그대

능선 정동윤 2019. 5. 18. 14:17

너무 가려운 그대

 

 

참을 수 없는 가려움,

손톱을 세워

피가 나도록 긁고 싶지만

손바닥으로 방을 쓸 듯

부드럽게 어루만져 본다.

 

쾅쾅 불꽃 터뜨리는

게릴라전 용사처럼

이곳저곳 도발하는 가려움에

내 나이 서른이었으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긁으며 싸웠을 터,

 

그러나 육십이 한참 넘은 나이

손끝의 힘을 빼고

바짝 세운 손톱을 펴

참을 수 없는 가려움과

끈질긴 타협을 한다

아, 너무 가려운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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