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서촌에서 길상사까지

능선 정동윤 2019. 5. 19. 19:47

서촌에서 길상사까지

 

 

봄이 오기 전에

겨울이 가기 전에

우리 산길 한 번 걸어요

서촌에서 길상사까지.

 

경복궁역에 내려

서촌을 거닐며

이야기 많은 인왕 아래

수성동 계곡으로 가는 거죠.

 

솔향 짙은 숲길을 걷고

많은 예술가가 다녀간

인왕 옛길 따라 자하문

북악으로 건너가는 거죠.

 

좀 일찍 만나도

북악의 계단은

역시 가팔라 힘들겠죠

쉬엄쉬엄 오르지요, 뭐.

 

밥때 정해 서둘지 말고

역사의 풍경 속으로

조선의 선비처럼

느릿느릿 즐기며 걸어요.

 

백악의 동쪽 끝 와룡 공원

길 건너편 골짜기의

사연 깊은 길상사로 건너가요

걸어서요.

 

식민지 시대에 눌린

자작나무를 좋아한 시인 백석

시인이 사랑한 여성,

김영한, 진향, 자야, 나타샤

 

그 여인이 시주한 길상사

지고지순 사연 품은 대원각 주인

서울의 문화 한 자락

그날 살짝 엿보며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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