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양목
내 나이테는 늘 좁았다.
가끔 폭넓은 시절도 있었지만
지나보면 잠시뿐
몸집 키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 좁은 틈에서도
내 삶의 진솔한 애환들
촘촘히 심어두었다.
키 큰 나무들
주인공처럼 모여
쭉쭉 자랄 때
그들 곁의 낮은 어깨로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겸손한 배경으로
조용히 머물기도 했다.
세상의 복판에서 벗어나
변두리에 서성이면
키 큰 나무 그림자가
자주 덮고 지나가지만
그 나무보다 더 오래,
더 나중까지 살았으니
됐다. 눈 감아도 후회 없다.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인왕산 (0) | 2019.05.19 |
---|---|
인왕산 (0) | 2019.05.19 |
또 인왕산에 (0) | 2019.05.19 |
서촌에서 길상사까지 (0) | 2019.05.19 |
광화문 근처에서 (0) | 2019.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