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작은 밭 갈기

능선 정동윤 2019. 5. 19. 19:51

작은 밭 갈기

 

 

내 속에 방치된

신앙의 황무지를 찾아

한 해 동안 꾸준히 일구어

손바닥만한 돌밭

겨우 마련하였지요.

 

돌 고르고 풀 뽑고

흙 만지며 일 년을 보내보니

한 삼 년 가꿔야 풀꽃도 피고

기도 소리도 터질 것 같아요.

 

주변의 향기로운 꽃

풍성한 신앙의 열매들 보며

머지않아 내 작은 밭에도

하얀 풀꽃 몇 송이

고요히 피어날 것 같습니다.

 

귀하고 소중한 밭갈이,

좀 늦은 나이지만

많은 시간 북돋우며

구약도 심고 신약도 심고

글씨의 이랑이랑 가꾸고 있지요.

 

노을 번지는 시간

아직은 자갈이 많지만

머지않아 숨결 낮은 열매

알알이 맺을 수 있다면

지는 저녁해가 문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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