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밭 갈기
내 속에 방치된
신앙의 황무지를 찾아
한 해 동안 꾸준히 일구어
손바닥만한 돌밭
겨우 마련하였지요.
돌 고르고 풀 뽑고
흙 만지며 일 년을 보내보니
한 삼 년 가꿔야 풀꽃도 피고
기도 소리도 터질 것 같아요.
주변의 향기로운 꽃
풍성한 신앙의 열매들 보며
머지않아 내 작은 밭에도
하얀 풀꽃 몇 송이
고요히 피어날 것 같습니다.
귀하고 소중한 밭갈이,
좀 늦은 나이지만
많은 시간 북돋우며
구약도 심고 신약도 심고
글씨의 이랑이랑 가꾸고 있지요.
노을 번지는 시간
아직은 자갈이 많지만
머지않아 숨결 낮은 열매
알알이 맺을 수 있다면
지는 저녁해가 문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