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겨울밤

능선 정동윤 2019. 5. 19. 19:52

겨울밤

 

 

밤 열 시가 지나

교육원을 나서는데

섣달의 밤공기가 사뭇 차다

도시의 밤하늘 박힌

가물거리는 별빛 서너 개

아슴아슴하니 반갑다.

초저녁 샛별이야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지만

훤한 도심의 밤에서

별빛 헤아리기가 그리 쉬운가?

맑아진 공기가 차갑다.

차가워서 더 빛나는 별빛 아래

막차 시간에 쫓긴 조바심들이

총총 지하철로 정류장으로

부산스레 흩어진다.

광화문과 옛 육조거리 지나

숭례문에서 남산 가는 언덕길

다시 다리에 힘이 솟는다.

 

돌연 아까 강의에서

1910년 한양공원을 한성공원이라

단호하게 답하는 교수의 표정이

옛 한양공원 올라가는 길에

좀 구차하게 가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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