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 .
영생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머리를 스친다
그 말의 꼬리를 물고
100세의 어느 철학자는
60대 중반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회고한 말도 지나간다.
일요일 오전
교회에서 처음 만난
60대 여성과의 대화
깊은 신앙적 믿음이 우러나는
구김살 없는 표정과
매일 행복한 아침을 기다린다는
선한 눈길을 읽고 나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두 손 모으고 눈을 감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와 도심 산책에
의기투합하고는
옷 갈아입고
숭례문, 정동길을 걸어
덕수궁이 한 눈에 보이는 곳
커피 나누어 마신 뒤
남대문시장 서울역을 돌아
집으로 다시 왔다.
내 삶의 남은 일요일은
소소한 일상의 향기 속에
신앙 깊은 이들과 만나
진솔하고 거룩한 마음들로
소복하게 채워지고
작은 즐거움이 꽃처럼 피어나
마당 가득 덮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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