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모자를 잃어버리다

능선 정동윤 2019. 5. 23. 15:09

모자를 잃어버리다

 

 

일요일에 갑자기

숲 해설 일정이 잡혔기에

거절할 수 없어

702A 번 버스로 올랐다.

 

꽤 더운 날씨지만

버스 안은 시원하여

모자도 배낭도 벗고

편안한 마음으로

스마트폰에 빠지다가

도착지 알림을 듣고

얼른 배낭을 메고 내렸다.

 

따가운 오월 햇살에

머리를 쓰다듬는 순간

아뿔싸!

모자를 두고 내렸구나

아내가 선물로 사 준

애지중지하던 그 모자

어디를 가나 쓰고 다녔던 모자.

 

제발 꿈이기를. . .

정녕 꿈이 아니었다

잠시 목줄 푼 사이

집을 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던

그 옛날의 강아지처럼

소중하고 아까운 것도

떠날 때는 다 떠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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